루크네
LOG루크네누군가의 집에 간다고 할 때, 우리는 이름 뒤에 ‘네’를 붙입니다.
친구네, 언니네, 경관이네.
그 말이 꼭 집만을 뜻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이 있고, 물건과 취향, 삶의 흔적이 모여 있는 공간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Luke + 네.
이곳에 루크네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저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좋은 삶인지, 왜 저는 어떤 것은 좋아하고 어떤 것은 싫어하는지, 사람들은 왜 전혀 다른 선택을 하면서도 각자의 삶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지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생각을 오래 하기도 하지만, 따로 남겨두지 않으면 대부분은 사라집니다.
무언가를 만들다가 다른 것에 관심이 생기고, 여행에서 느꼈던 감정도 일상으로 돌아오면 흐려집니다. 좋은 질문을 발견하고도 답을 찾기 전에 다른 질문으로 넘어갈 때가 많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이 공간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한 것을 조금 더 오래 남겨두고 싶습니다. 그리고 생각만 하지 않고 직접 해보고 싶습니다.
이곳에서 다룰 이야기가 한 가지 주제에만 머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삶에 대해 생각하다가 어느 날은 칵테일을 만들 수도 있고, 데이터를 모아 저 자신을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 무언가를 그리고 만들다가 오래전에 살았던 곳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서로 별다른 관계가 없어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게는 모두 같은 곳에서 시작하는 일입니다.
궁금해서 보고, 생각하고, 직접 해보는 것.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냥 소비하고 지나치기보다 제게 조금이라도 의미 있는 무언가를 남기고 싶습니다.
이곳에 있는 모든 것이 완성되어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은 바뀔 수 있고, 프로젝트는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몇 년 전에 확신했던 것을 나중에는 믿지 않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변화도 그대로 남겨두려고 합니다.
완성된 답을 모아두는 곳보다는, 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만들었는지 기록하는 곳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모든 것을 보여드리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집에도 손님을 맞이하는 방이 있고, 닫아두는 문이 있으니까요.
이곳을 오래 운영하다 보면, 언젠가는 지금과 꽤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때 이 공간을 처음부터 다시 훑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무엇에 집착했고, 무엇을 만들었고, 어떤 계기로 생각이 바뀌었는지 돌아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가끔 누군가 이곳을 둘러보다가 자신에게도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하나 발견한다면, 그것도 좋겠습니다.
일단은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어서 와. 루크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