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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13.KR

Data-driven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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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책상 위에 펼쳐진 손글씨 노트와 검은 펜.LOGData-driven life
Gabriel Cox / Unsplash

회사에는 여러 부서와 팀이 있고, 각자 5년, 1년, 분기 단위로 목표를 세웁니다. 그 목표에 얼마나 가까워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표를 만들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계획도 세웁니다.

그런 일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삶에는 왜 이런 것이 없을까.


저는 ASML의 Equipment Performance Management 팀에서 리더로 일하고 있습니다. 팀의 KPI를 설정하기도 하고, EUV 장비의 성능에 관한 KPI를 계산하고 관리하는 일도 맡고 있습니다.

한국 지부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지표를 정하고 맞추는 데 상당히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입니다. 제가 경험한 환경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방식이 실제로 도움이 된다고 느낍니다. 얼마나 나아졌는지 눈에 보이고, 어디에서 막히고 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열심히 하고 있다는 느낌에 더해, 실제로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KPI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KPI는 그 목표를 향해 어떤 부분이 얼마나 나아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숫자가 좋아졌을 때 실제로 원하는 결과에도 가까워져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지표를 개선하려면 꾸준한 노력과 변화가 필요합니다. 무엇부터 시작하고, 어떤 순서로 바꿔가며, 언제 다시 확인할지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그렇게 앞으로 나아갈 길을 그려두는 것이 로드맵입니다.

우리는 회사에서 실적을 만들기 위해 이런 일을 반복합니다. 목표를 세우고, 숫자를 확인하고, 계획을 고치고, 다시 시도합니다. 그런데 정작 제 삶에 대해서는 얼마나 그렇게 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저는 어떤 삶을 원하는지, 지금의 생활이 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바꾸고 싶다면 무엇부터 해볼 수 있는지. 회사에서 익숙하게 쓰는 방식을 제 삶에도 조금 적용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인생은 훨씬 방대하고 변수도 많습니다. 목표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도 많을 것입니다. 그래도 일단 방향을 정하고 시도해보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전에는 목표를 정리하고, 지표를 만들고, 기록을 쌓아 다시 살펴보는 일 자체가 부담스러웠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AI의 도움을 받아 그 과정을 조금씩 해볼 수 있습니다. 제가 남긴 기록을 정리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계획을 수정하는 데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data-driven life를 살고 싶습니다.

회사가 제 인생의 전부는 아닌데, 회사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제 삶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하면서 배운 것을 활용하고 AI의 도움도 받아, 제가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기록하며 앞으로 나아가보려고 합니다.

어떤 날이 좋았는지, 어떤 생활이 저에게 잘 맞았는지, 반복해서 저를 힘들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기억과 느낌만으로 지나쳤던 것들을 조금 더 오래 남겨보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제 삶에서 무엇을 원하는지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중요한 질문인 만큼 서둘러 답을 정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여러 글에 걸쳐 천천히 풀어가고, 살아가면서 생각이 달라지면 그 변화도 함께 남기려고 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삶을 너무 딱딱하게 대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하는 목표는 행복입니다.

물론 행복이 무엇인지부터 한 편의 글로 정리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건강, 가족, 경제적 자유처럼 행복에 영향을 주는 것들은 많고,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다르니까요.

모든 것을 원하는 만큼 가질 수는 없으니, 저에게 맞는 균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 다른 것을 포기했을 때, 그 선택이 결국 저를 더 행복하게 하는지도 알아가야 합니다. 직접 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알 수 있는 것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지금 만들고 있는 개인 앱에 ‘오늘 행복했는가’, ‘오늘 하루에 만족하는가’를 기록하려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 답을 숫자로 남기고, 어떤 하루였는지도 함께 돌아보면서 저에게 맞는 삶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꽤 복잡한 과정이 되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강박적으로 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기록하고 관리하는 일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면 곤란하니까요.

사람마다 자기만의 속도가 있습니다. 제 기록을 보면서 너무 게으르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고, 반대로 이미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다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누구나 기준은 다른 법입니다. 이곳에 남기는 글은 제가 저를 관찰하는 일기이고, 그 기록을 바탕으로 제 판단을 내려보기 위한 과정입니다. 결국 제 속도로 해보겠다는 이야기라, 그저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앞으로는 지난 경험을 돌아보며 목표를 구체화하고, 일상에서 무리 없이 쌓을 수 있는 기록과 지표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조금씩 다음 길을 정해보겠습니다.

해보다가 목표가 달라지거나 앞서 쓴 글과 모순되는 생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무엇이 달라졌는지 다시 적으면 될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제 삶의 목표를 세우고, KPI를 만들고, 로드맵을 그려가는 첫 기록입니다. 그렇게 data-driven life를 실천하며 조금씩 더 나은 삶을 살아가려고 합니다.